무대 위의 남녀연애지사, 로맨틱 코미디 新 뮤지컬 시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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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는 영화에만 국한된 장르라는 편견은 접어라. 몇 해 전부터 우후죽순 피어나던 로맨틱 코미디 창작극이 블록버스터급 뮤지컬 사이를 비집고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5년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연출 박칼린 | 출연 이건명, 배해선, 양준모, 김아선 | 11월 28일~2009년 2월 22일 | 충무아트홀 블루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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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설렘, 환희에 찬 얼굴뿐만이 아니라 우울하고 ‘쿨’하지 못한 모습까지 사랑의 진솔한 면면이 솔직한 언어로 그려진다. 젊은 나이에 소설가로 인정받고 점점 성공가도를 달리는 ‘제이미’와, 배우로 성공하려고 노력하지만 여러 가지 악재들로 점차 좌절하는 ‘캐서린’, 그리고 이 둘이 겪는 갈등과 생활이 이야기의 중심. 2명의 남녀만 출연하는 2인극 뮤지컬로서, 남녀가 서로 엇갈린 시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구성 형식을 취한다.
남자는 캐서린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이혼한 현재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여자는 남남이 된 현재부터 제이미와의 첫 만남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0분 동안 두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은 딱 한 번. 타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현악기와 피아노로만 구성된 서정적인 음악은 두 남녀의 열정과 기쁨, 좌절과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2003년 국내 첫 공연 당시 음악감독을 맡았던 박칼린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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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와 바리스타의 사랑 <카페인>
연출 성재준 | 출연 임철형, 구원영, 김태한, 난아 | 11월 11일~2009년 2월 28일 | 대학로 라이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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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게시판을 통해 신경전을 펼치던 어느 날, 지민은 자신의 글에 대한 세진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카페에 들르고, 세진은 그에게 호감을 갖는다. 그날 저녁, 자신의 칠판에 자꾸 반론을 펼치는 지민을 찾아간 세진은 변장을 한 지민과 격렬한 말싸움을 벌이다 친구 사이로 발전하고, ‘가짜 지민’에게 아침에 만난 지민에 대한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그때부터 세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지민의 이중 생활이 시작된다.
6인조 밴드가 모던하고 말랑한 느낌의 보사노바, 라틴, 재즈, 왈츠, 팝 베이스 곡들을 라이브로 연주한다. 경쾌하고 포근한 멜로디가 스토리와 어우러져 주 관객층인 20~30대 젊은 여성의 가슴을 촉촉하게 물들일 듯. 핸드메이드 커피와 와인 레시피, 와인 디켄팅 하는 법, 핸드드립 커피 만드는 법 등 극 중간중간 삽입된 커피와 와인에 대한 아기자기한 정보들은 뮤지컬 관람의 집중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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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무대에 삼순이가 떴다! <뮤직 인 마이 하트>
연출 이장훈 | 출연 지니, 정명은, 정성운, 송종호, 김한성 | open run | 대학로 자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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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불편을 겪지만 늘 밝고 행복한 민아에게 사랑이라는 진정한 고통이 찾아온 것. 민아와 재혁 외에도 모든 여자들이 자기를 좋아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주인공’, 인생 자체가 비비 꼬여 시니컬한 대사를 남발하는 ‘언더’, 장난기 넘치지만 맏형처럼 든든한 ‘조연’, 순진하고 어린애 같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반드시 쟁취해내는 ‘여우’가 등장한다.
두 주인공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4명의 캐릭터가 남녀의 심리 상태를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경쾌한 극 분위기에 소금과 설탕을 뿌린다. 정통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가장 근접한 뮤지컬로, 극 중간에 흘러나오는 ‘Music In My Heart’ 등의 주제곡들로 시종일관 낭만적이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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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찾아 드립니다 <김종욱 찾기>
연출 김동연 | 출연 정민, 이율, 김지현, 곽선영, 조민아 | open run | 대학로 예술마당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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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달 뒤 한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7년이 흐른 지금 그녀는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해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린다. 한편 그곳에는 첫사랑을 찾아주는 대행사의 사장이자 꼼꼼, 성실, 소심 국가대표 평범남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욱 찾기> 공연 후기 게시판에 올라오는 관객의 리뷰는 ‘멀티맨’에 대해 쏟아지는 평들이 주를 이룬다.
멀티맨은 두 주인공 외에 무대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단역 전문 배우. 110분 동안 대머리 부장, 애인, 편집장, 택시기사, 하숙집 주인, 점쟁이, 스튜어디스 등 무려 22역을 한 몸으로 소화한 멀티맨의 재기 발랄한 매력에 푹 빠져보시라. 잔잔한 스탠더드 풍의 재즈 선율이 부드럽게 달래주고, “운명은 달나라에 있지 않아요”라는 평범하지만 진실한 메시지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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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작가 인터뷰
장유정 작가는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등의 각본, 연출을 맡아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희곡작가이자 연출가다.
FILM2.0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선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장유정 작가 그렇지 않다. 내가 참여한 작품 중에서 로맨틱 코미디는 <김종욱 찾기>뿐이다. 다만, 내가 30대 초반의 여자이기 때문에 내 나이대의 관점과 감수성이 작품에 녹아 들어간 면은 있다.
FILM2.0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처럼 소규모의 뮤지컬들이 관객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가 있다면?
장유정 작가 뭐니 뭐니 해도 탄탄한 구성력. 소극장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까워 판타지를 심어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볼거리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대본, 음악, 안무 3박자가 잘 짜인 웰 메이드 뮤지컬만이 살 길이다.
FILM2.0 현재 일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거품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다.
장유정 작가 뮤지컬 장르의 다양성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생각한다. 현재 공연계는 장르나 연출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이를 두고 거품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FILM2.0 앞으로의 작품 활동 계획은?
장유정 작가 당장은 신작에 대한 계획이 없다. 지금은 기존 작품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기 위해 순수예술, 스토리 구조 등을 공부하며 내공을 쌓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조숙현 기자
추억을 리플레이하다, 주크박스 뮤지컬
<맘마미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귀에 익은 추억의 노래들을 뮤직넘버로 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원곡의 인기를 담보 삼아 현재 왕성한 번식력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7080 유행가로 더듬어보는 유년의 기억, <달고나>
연출 송승환 | 출연 설성민, 임강희, 김유나 | 12월 20일~2009년 1월 18일 | 코엑스 오디토리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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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에서 추억의 물건을 판매하던 주인공 세우는 마지막 매물로 첫사랑의 추억이 아로새겨진 구형 타자기를 내놓는다. 하지만 타자기는 곧 ‘옥상 위의 몽블랑 소녀’라는 어쩐지 사연 있어 보이는 닉네임의 고객에게 팔려버리고 만다. 이 소식을 들은 세우는 첫사랑 지희를 떠올리며 어릴 적 살던 동네를 찾아가고, 그의 잊힌 꿈들이 하나 둘 깨어나면서 그때 그 시절로의 달콤한 추억여행이 시작된다.
파란 비닐우산을 들고 춤을 추며 부르는 ‘골목길’, 입영 통지서가 날아오면서 흐르는 ‘이등병의 편지’, 80년대 민주화 시위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사계’ 등 주인공의 추억과 맞물려 흐르는 뮤직넘버는 노래를 모르는 사람마저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게 할 만큼 절묘한 선곡을 자랑한다. 배우들의 과장된 촌티 패션도 볼거리 중 하나. 반항의 아이콘인 빨간 양말과 나팔바지는 물론이요, 꽃무늬 셔츠, 땡땡이 치마 등 총천연색 의상의 향연은 유치하면서도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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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의 아이콘, <영심이>의 스핀오프, <젊음의 행진>
연출 추민주 | 출연 정상훈, 이정미, 김용준, 김지우 | 11월 7일~12월 31일 | 한전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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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자가 된 영심이는 ‘젊음의 행진’ 콘서트를 준비하던 중 공연장을 방문한 경태와 우연히 마주친다. 바로 그 순간, 무대는 시계를 돌려 영심이의 다사다난했던 고교 시절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그 안에는 꽃미남 교생 선생님에게 빠져 허우적거리고, 연필신의 도움으로 ‘장학퀴즈’ 학교 대표로 선발되고, 가수 이상무의 팬클럽 멤버로 공개방송을 찾아다니던 천방지축 소녀의 사춘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젊음의 행진>은 콘서트형 뮤지컬을 표방한다. 현진영, 김완선, 심신, 김건모, 신승훈, 015B 등 90년대에 한가락 했던 가수들의 노래는 따라 부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마지막 콘서트’와 같은 명가요들은 물론이거니와 최근 재결성된 뉴키즈 온 더 블록의 ‘Step by Step’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아찔한 무대다. 영심이의 영원한 천적인 동생 순심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헷갈리는 같은 반 친구 월숙이의 성인 시절도 실사(?)로 감상 가능하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공연되는 작품으로 당시 극작을 맡았던 추민주가 직접 연출을 맡아 그녀의 장기인 코믹 복고의 진수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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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개 시리즈의 원조가 떴다! <돌아온 고교얄개>
연출 주원성 | 출연 이승현, 김정훈, 김진수, 원기준, 이상현, 오승준 | 11월 4일~2009년 1월 4일 |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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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고교얄개>는 얄개영화의 원조 격인 <고교얄개>를 모티브로 제작되었으며 중년에 접어든 영화 속 주연 배우 이승현과 김정훈을 그대로 출연시켜 화제성을 더했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 다섯손가락의 ‘풍선’, 정수라의 ‘환희’ 등 지금까지 수차례 리메이크 돼온 7080 히트송을 뮤직넘버로 채택했다.
특히 얄개 시리즈 20여 편에 출연하며 귀여운 눈웃음으로 인기를 모았던 밤톨머리 이승현은 본래 역할인 ‘나두수’ 역을 맡아 원조 얄개의 자존심을 이어간다. 검은 교복과 모자, 단발머리와 까까머리, 방과 후 빵집에서 친구들과 즐겼던 수다 등 옛 학창 시절을 그대로 복원해낸 무대는 40~50대 관객들로부터 “그땐 그랬지”라는 공감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젊은 관객들로 하여금 부모 세대의 피 끓는 학창 시절을 엿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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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여자의 아름다운 반란, <SHOUT>
연출 이용균 | 출연 송은이, 호란, 지영선, 김경선, 오지연, 김소연 | 10월 24일~2009년 1월 18일 | 제일화제 세실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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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은 간단히 ‘여성들의 자유의 출발점에 대한 연대기’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성 해방의 서막이 열렸던 1960년대, 성(Gender)에 대한 변화된 태도에 직면한 <SHOUT>의 다섯 여자들은 낡은 통념에 집착하는 칼럼니스트에 맞서 자신들의 위치를 새롭게 정립해나간다. 10여 년간 관습과 편견에 대항하며 교사, 승무원, 배우, 상담사 등으로 성장한 다섯 여자의 이야기는 오늘날 여권신장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 여성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니스커트와 비닐부츠, 바가지 머리로 대표되는 이들의 패션은 60~70년대 억압받던 여성들의 통쾌한 반란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뮤직넘버는 ‘You Don’t Have To Say You Love Me’ ‘I Only Want To Be With You’ ‘Shout’ ‘Downtown’ 등 한 시대를 풍미하며 빌보드차트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팝송들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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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뮤지컬 전성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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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동명 영화를 각색한 <금발이 너무해>와 <웨딩싱어>가 내년 4월과 11월 각각 무대에 오를 예정.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오페라의 유령>도 라이선스 무대로 간만에 관객을 찾을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밖에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토니 상 8개 부문을 휩쓴 따끈따끈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내년 6월부터 6개월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강보라 기자
온라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