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2인극’ 전성시대 | |||||
불황을 견디는 방법은 허세를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다. 공연계도 예외가 아니다. 규모가 큰 대작 대신 오로지 배우의 힘에만 집중하는 2인극이 예년에 비해 빛을 발하고 있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력을 극대화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관객은 밀도 있는 공연을 접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제작사는 제작비 절감의 장점 등이 2인극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중에도 주목할 만한 2인극이 적지 않다.24일 개막한 연극 ‘웃음의 대학´은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로 유명한 일본 극작가 미타니 고우키의 코믹극으로 송영창, 황정민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새달 7일부터 공연되는 ‘밀키 웨이’는 독일 작가 칼 비트링거의 ‘은하수를 아시나요´를 번안한 작품으로 정은표, 류태호 등 배우 4명이 2명씩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연극에 비해 2인극이 드문 뮤지컬 장르에서도 속속 새 작품이 공연될 예정이다. 새달 11일 시작하는 ‘카페인´은 국내 최초의 2인극 창작 뮤지컬을 표방하고 있다. 커피전문가 바리스타 여성과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로맨틱코미디 뮤지컬이다. 극작과 연출을 겸한 성재준은 “남자 1명, 여자 1명이 이야기를 끌어 가는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면서 “음악적 구성의 다양성과 속도감을 적절히 유지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새달 28일 막올리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작품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도 2명의 남녀만 출연하는 소극장 뮤지컬이다.2003년 초연 당시 참신한 구성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제작자 입장에서도 2인극은 배우에게 포커스가 집중되다 보니 캐스팅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밀키 웨이´ 제작사인 극단 두레의 손남목 대표는 “마케팅 측면을 고려하자면 인지도와 연기력을 모두 갖춘 배우를 찾아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면서 “캐스팅에서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의 2인극이 스타 위주로 굴러갈 수밖에 없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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