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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3] 불황의 공연계 ‘관객 모으기’ 화끈한 마케팅 [경향신문]

불황의 공연계 ‘관객 모으기’ 화끈한 마케팅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12.03 17:49

ㆍ공연계 "불황탓만 할 수 없다, 차라리 정면돌파"

ㆍ'위대한 캣츠비'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공연계가 고정관념을 깬 아이디어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관객 모으기에 나섰다.

지난달 25일 신시뮤지컬컴퍼니는 < 신시안 데이 > 라는 이색 행사를 열었다. 뮤지컬 <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 의 첫 공연일을 3일 앞두고 따끈따끈한 작품을 신시의 VIP 회원들에게 먼저 선보인 것이다. 1회 공연의 티켓 수입 800만원을 통째로 포기하고 다과회 등 행사비용 200만원을 추가해 1000여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날 신시 박명성 대표와 연출가 박칼린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초대손님 250여명을 맞이했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이건명·배해선, 양준모·김아선 등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졌다. 관객들에게는 작은 선물도 안겼다. 뮤지컬 동호회원들을 리허설 때 소수 초대하는 경우는 있어도 통째로 1회 공연을 마케팅에 내거는 일은 드물다.

신시 최승희 홍보팀장은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어 좀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게 됐다"며 "수입과 직결되는 1회 전체 초대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구전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썰렁한 대학로에서 평일 2회 공연을 내건 작품도 있다. 1회 공연도 채울까 말까한 분위기를 아예 거꾸로 탄 것이다. 대학로 예술마당 3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 위대한 캣츠비 > 는 오는 23~31일까지 평일에도 오후 4시, 8시 두 차례 공연한다. 다른 공연들과의 치열한 주말 경쟁을 피해 평일에도 원하는 시간대 공연을 골라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제작사 다온커뮤니케이션 배민정씨는 "불황을 극복할 아이디어를 찾다가 평일 2회 공연을 생각하게 됐다"며 "장기공연을 해온 터라 마땅한 홍보거리가 없었는데 2회 공연을 계기로 다시 대대적으로 공연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갖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의 1만5000여명 관객을 대상으로 2회 공연을 알리는 문자 메시지와 온라인 쪽지 등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는 수백개 공연이 경쟁하는 예매 사이트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한번 더 주목받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내년이 더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3월 비수기에 마련된 연극 페스티벌도 있다. '2009 퍼스트 플레이 페스티벌'로 국내에서 한 번도 무대에 오른 적 없는 초연작들의 무대다. 오경숙·박장렬·임혜경·캐디 로핀·김준삼 등 5명의 연출가들이 뭉쳤다. 이들은 "관객들은 언제나 새로움을 갈구한다"며 "소위 잘나가는 작품이 아니면 감히 선뵈기가 두려운 때이지만 정면승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로에 위치한 우석대 레퍼토리 극장에서 내년 1월28일부터 시작되는 < 스탑스키 > 공연을 필두로 < 달빛 트렁크 > < 고아 뮤즈들 > 등 5개 작품이 공연된다. 이들 작품의 재공연을 위한 관객들의 '후원합니다' 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 김희연기자 egghe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