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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Y Show/L5Y News

[2008-10-30] 올가을 대학로엔 '두 사람' 뿐이다 [세계일보]

올가을 대학로엔 '두 사람' 뿐이다
객석 점유율 90% 넘는 연극 '잘자요, 엄마' '쓰릴미' 비롯 2인극 풍성
관련이슈 : 화제의 공연
  • 연극 ‘웃음의 대학’
    올가을 공연계에는 단 2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는 2인극이 풍성하다. 배우는 자신의 연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고, 제작사는 제작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이다. 관객으로서도 모노드라마 못지않은 밀도와 두 배우 간의 호흡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대학로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품은 연극 ‘잘 자요, 엄마’. 자살을 예고하는 딸(서주희·황정민)과 이를 말리려고 애쓰는 엄마(나문희·손숙)가 보내는 몇 시간을 그려낸다. ‘연극열전2’ 시리즈 중 하나로 객석 점유율이 97%에 달할 정도다. 애초 11월2일까지 공연예정이던 작품은 내년 1월4일까지 2개월 연장공연에 들어간다. 연극배우 예수정이 엄마 델마 역으로 합류한다.
    ◇연극 ‘잘자요, 엄마’

    ‘연극열전2’의 하나로 24일 공연을 시작한 ‘웃음의 대학’ 역시 2인극이다. 영화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로 유명한 작가 미타니 고우키 원작으로, 송영창 황정민 두 배우가 출연한다. 냉정한 검열관이 민중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희극을 없애기 위해 극작가의 대본을 검열하면서 벌어지는 7일간의 해프닝을 그린다.

    극작가로 출연하는 황정민은 “딱 2명이 출연하기 때문에 배우가 상대와 호흡을 맞추며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극을 이끌어가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달 7일부터 공연되는 ‘밀키웨이’는 독일 작가 칼 비트링거의 ‘은하수를 아시나요’를 번안한 작품. 배우 2명이 12개 역할을 소화한다. 2년 만에 연극 연출자로 돌아온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연출하고, 정은표 류태호 등 배우 4명이 2명씩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김명곤은 “여러 배우의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작품도 재미있지만 2인극은 기적같이 깊이 있는 연기력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인 뮤지컬도 속속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11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공연되는 ‘카페인’은 국내 최초의 2인 창작 뮤지컬을 표방한다. 커피전문가 바리스타 여성과 와인 전문가 소믈리에 남성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여주인공 이세진 역에는 구원영과 난아, 남주인공 강지민 역은 임철형과 김태한이 번갈아 맡는다.

    극작과 연출을 겸한 성재준은 “남자 1명, 여자 1명이 이야기를 끌어 가는 뮤지컬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면서 “음악적 다양성과 속도감을 적절히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힌다.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김혜영이 곡을 만들었다.

    11월28일 막 올리는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작품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도 2명의 남녀만 출연하는 소극장 뮤지컬. 2003년 초연 당시 참신한 구성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주목받았다. 음악감독 박칼린이 연출을 맡고, 이건명 배해선이 호흡을 맞춘다.

    동성애와 유괴 살인을 소재로 한 ‘쓰릴미’는 객석 점유율 91%, 유료 점유율 84%를 기록하며 최근 막을 내린 인기작. ‘그’와 ‘나’가 90분간 팽팽하게 극을 끌고나간다. 김무열 김동호 김우형 이창용 등 젊은 남자배우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 인기 비결이다. 내년에도 새로운 배우를 충원해 다시 무대에 올린다.

    이보연 기자 byable@seg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