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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5] "연애는 해피엔딩이 드물다"…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세계일보]

"연애는 해피엔딩이 드물다"…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 [세계닷컴] 흔히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보는 연애이야기는 대부분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한쪽이 일어서지 못할 시련을 당하고, 가족이 반대를 해도 결국에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이루게 된다. 시청자나 관객들은 연애 과정 중에 안타까움은 있을 수 있어도 이러한 결말을 쉽게 예상하고 있고, 이러한 결말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반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뜻밖의 상황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연애는 현실이며 즐거운 과정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힘들다는 뮤지컬이 공연된다.

    지난 2003년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성기윤, 이혜경 주연으로 공연된 이후 '5년'만에 재공연되는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연애는 해피엔딩이 더 드물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만큼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치는 남녀는 솔직하게 연애와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는 젊은 유태인 소설가 제이미와 카톨릭 집안의 배우 캐서린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결국은 이혼하는 5년 동안의 과정이 묘사된다. 23세의 젊은 나이에 소설가로 인정받고 점점 성공가도를 달리는 제이미와 이와 달리 배우로서 성공하려 노력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점차 좌절하는 캐서린 이 둘이 겪는 갈등과 생활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관객들이 '선행학습'을 약간 거쳐야 이해할 수 있다. 제이미는 처음 캐서린을 만나던 순간부터 이혼한 현재로 순행하지만, 캐서린은 이혼한 순간부터 처음 제이미를 만나는 과거로 역행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같은 공간에서 다른 시간대를 연기하며 결혼식 하는 딱 한 순간만 무대에서 서로의 존재를 바라본다. 게다가 대사없이 노래로만 이어져 있기에 관객은 스토리에 대해 계속 생각해야 한다.

    이에 대해 2003년 공연 당시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박칼린 연출은 25일 열린 프레스 리허설에서 "그동안 이 뮤지컬에 대해서 관객들이 사전 지식이 있어야 볼 수 있다는 평들이 있엇는데 저희는 이번에는 이를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대본을 다시 썼다. 또 관객들을 위해 초침이 5개만 있는 시계를 달아서 시간적 변화를 알 수 있게 하는 등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제이미 역을 맡은 배우 이건명 역시 "뮤지컬을 보기 전에 사전에 미리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면 좋겠지만, 설사 모르더라도 5분 먼저 와서 공연장에 친절하게 안내된 약간의 설명을 보시면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은 2인극 형식을 띄지만 철저하게 남녀가 모노드라마 형식을 띈다. 이 때문에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한 작품이다. 특히 연극의 경우에는 노래보다는 대사를 통한 감정 전달이 중요하지만, 뮤지컬인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혼자서 노래로 이를 전달해야 하기에 자칫 조금만 흐트려져도 관객들이 바로 어긋남을 느낄 수 있다. 대극장에서 앙상블이 받혀주고 여러 배우들의 넘버가 섞여 전달된 것과는 확연하게 배우 역량이 드러난다. 또 기존에 뮤지컬 형식만을 접했던 관객들에게는 익숙치 않는 모노 형식이 자칫 지루한 느낌마저 줄 수 있다.

    이에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는 "브로드웨이의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작품들과는 달리 진지한 극본과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 실력에 전적으로 의지한 작품"이라며 이때문에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건명, 배해선, 양준모, 김아선을 무대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꾸밈없이 모든 것을 표현했기 때문에 방송이나 스크린에서 포장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서로간의 치부를 드러낸 싸움까지도 보여주어 모든 사람들이 따뜻하게 사랑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배우 이건명의 말처럼 솔직한 연애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2009년 2월 2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