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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5Y Mania/L5Y 감상하기

[블로거기자리뷰] The Last Five Years, 5년 만에 돌아온 그와 그녀.


만남, 사랑, 결혼, 아픔, 그리고 이별.

지난 5년 동안..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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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에서 과거로 향하는 캐씨의 시간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며 무대를 여는 캐씨는,

5년 전 과거를 바라보며 달려갑니다.

현재의 그녀는 눈물과 상처로 뒤덮여있지만,

캐씨에게도..사랑에 설레어 하며 내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밝고 당당하던 5년 전의 그녀에 비해,

자신감도 자존감도 모두 잃은 채 혼자 남겨진 캐씨.

캐씨에게 그와의 5년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 과거에서 현재로 향하는 제이미의 시간

 

그녀와 뜨겁게 사랑에 빠졌던 만큼,

제이미는 빠르게 인기 작가로서 성공합니다.

시간이 흘러가는 순서대로 진행되는 제이미의 이야기는..

그래서, 5년 동안 제이미가 변해가는 과정을 생생히 보여주죠..슬플 정도로.

무조건적인 사랑을 노래하며, 누구보다도 캐씨를 믿어왔던 제이미가..

결국은 혼자서, 그녀와의 이별을 결정합니다.

제이미는, 왜 그럴 수밖에 없었을까요..?



 

If..

만약 캐씨가 여배우로서 성공하고,

반대로 제이미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무명 작가로만 남아있었다면..

5년 후 그때,

캐씨는 제이미를 떠났을까요?




- 2003년, 그리고 5년 후

 

2003년 봄, 이혜경과 성기윤 콤비의 캐씨와 제이미로

한국 초연되었던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

캐씨와 제이미가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진..

꼭 그만큼의 시간이 지난 올 가을,

그와 그녀가 다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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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착착 감기는 감미로운 음악.

단순하지만 아기자기한 무대.

두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

언뜻, 그렇고 그런 로맨스물 같아 보이나요?

단정짓기엔, 아직 이릅니다.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는,

사랑하는 남녀의 관계에 대해..그리고 그들의 내면에 대해,

무척이나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놓습니다.

성공을 손에 거머쥐었음에도 끝까지 연인을 지키지 못한 제이미에게,

이혼의 책임을 지워야 할 듯도 하지만..

사랑하던 캐씨와 제이미가 서로 변해가고 결국 헤어지게 된 그 속사정은,

사뭇 통속적일지는 몰라도, 그리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5년이라는 시간, 각각 그 시작과 끝점에서 출발해

서로의 시간을 가로질러가며..

사랑하거나, 기뻐하거나, 혹은 좌절하거나, 아파하는 캐씨와 제이미.

덕분에 관객은, 둘의 관계가 어떤 식의 결말을 맞게 되는지를

처음부터 알고 그와 그녀 각자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지난 5년 동안의 그들의 이야기.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는 영원한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걸

반증이라도 하는 듯한 그들의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당신은..어떻게 생각하나요?

그리고, 그들의 5년..

오직 캐씨와 제이미에게만 일어났을..그런 일들인가요?




If..

끝이 보이는 사랑.

결말을 알고서,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는 그 길을 가는 것.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건 어리석다면서,

그 사랑을 시작하는 게 옳을까요?

아니면..끝이 보이는 길은,

처음부터 가지 않는 게 나을까요?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이 작사/작곡한 단막의 이 뮤지컬은,
2001년 일리노이주에서 처음 공연되었고
이듬해 3월에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 입성합니다.
그 후로 전 세계적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의 이혼한 전처가,
자신들의 사생활을 작품화했다며 소송을 걸었었다고 하니..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에 담긴 연인들의 이야기, 남녀간의 심리가,
얼마나 깊이 있게, 그리고 꾸밈없이 섬세하게 그려졌는지는..
짐작이 가시죠?

 
2003년, 성기윤과 이혜경 커플은..
열정적이면서도 샤프한 제이미와, 소탈하지만 너무 여린 캐씨의 5년을
참 예쁘게 연기했었습니다.
뮤지컬 넘버로만 극이 진행이 되고,
또 넘버들마다 가사의 양이 굉장히 많은 작품 특성상,
배우들의 보컬 테크닉이 매우 중요한데..
당시의 두 배우들은 크나큰 안정감으로 무대를 꽉 채워주셨지요.

 
2008년 이번 가을엔,
또 다른 제이미와 캐씨가 그들의 5년을 노래할겁니다.
사랑했지만..끝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지 못하고 상처로 끝을 맺는,
그 히스토리 자체는 변함이 없지만..
그와 그녀가 만들어갈 5년간의 사랑과 이별은,
분명 그들만의 새로운 이야기일거에요.

 


어쩌면 나의,
혹은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를..
그 이야기 말이죠.